"쓰레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쓰레기야말로 숨은그림 찾기의 모범답안이다."
하성란의 단편소설 곰팡이꽃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모종의 사건을 통하여 쓰레기속에 그 사람의 생활습관과 숨겨진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깨닫게 된다.
실제로 사람들의 쓰레기를 통하여 그 지역 생활실태를 알아보는 '가볼러지'라는 사회학 수법이 존재한다.
쓰레기통 깊은 곳에 숨겨 놓았던 사연이, 지나간 과거가 담겨있는 것이다.
한번 버리고나면 두번 바라보게 되지 않는다. 쓰레기란 그런것이다.
이런 쓰레기들을 쓸모있게,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들수는 없을까. 라는 의문에서 작업을 시작하였다.
가장 먼저 주변 사람들과 쓰레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사연을 수집하였다.
그리고 무언가를 담을수있는 주머니를 만들었다. 당연스럽게 버리던 쓰레기는 자수를 이용하여 아름답게 표현하되,
안과 밖을지니고있는 주머니의 특징을 이용하여 안감에 사연을 담은 일러스트를 인쇄하였다.
안에 무엇이 채워질지는 채우는 사람의 몫이다.
일러스트 속에 담긴 이야기는 나의 사연이며, 당신이 모르는 누군가의 추억이고, 혹은 당신의 이야기 일수도 있다.
1.매운라면
그녀는 먹고 살기위해 일한다. 힘들다. 과하게 먹는것으로 그것을 푼다.
또 다시 먹고 살기위해 일을 한다. 먹는다. 게워낸다. 살아간다.
이 일이 반복되다, 조금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매운 음식을 먹는것이다. 하지만 식비가 여의치 않다.
요즘 그녀의 쓰레기통엔 매운 라면봉지가 자주 보인다.
(사이즈 15.5 x 13 cm)
2.담배 재떨이
서울역 흡연 부스에는 언제나 무수히 많은 담배꽁초가 남겨진다.
누군가는 떠나가고, 누군가는 기다리고, 누군가는 만난다.
담배는 저마다 각각의 기다림을, 아쉬움을, 불안함을 담고 타들어간다.
(사이즈 11 x 11 cm 폭 3cm)
3.기차 승차권
작년 겨울에 입던 코트 주머니에서 발견한 승차권. 조금 짠맛이 나는 마른모래가 떨어진다.
어떤 기분으로 겨울바다를 거닐었는지 더이상 기억나지 않는다. 마른모래와 함께 툭툭 털어낸다.
(사이즈 11 x 7 cm)
4.상한 우유곽
그녀는 혼자 살고있다. 혼자 살게 되었다. 그녀는 우유를 잘 마시지 않는다.
그럼에도 장을 볼때 우유를 빼놓지 않는다. 그녀가 혼자 마시기에 200리터짜리 우유의 무게는 너무나 무겁다.
(사이즈 7 x 7 cm 높이 약 15cm )
<디테일컷>
주머니 작업은 모두 손바느질,손자수로 제작되었으며 수량은 각1개씩 입니다.
네종류 주머니에는 각각 사연이담긴 일러스트가 전사 되어있습니다.
(손이 많이간 수작업 특성상 공장제 제품의 새것같은 느낌은 받으실수 없습니다. 이부분 유의해주세요.)
<소책자 이미지>